미래 에이전틱 커머스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AI 경쟁 구도를 분석했습니다. 💌 유통 전문 뉴스레터 주간 ‘Retail Talk 125호’
안녕하세요. 리테일톡 125호입니다.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가 일반 대중에게 선보인 지 약 4년 만에, AI는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소비자들의 일상에 침투했습니다. 이전까지 유통산업에서 AI는 소비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AI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쇼핑 여정의 전면에 등장한 것인데요. 특히 AI가 소비자를 대신해 쇼핑의 전 과정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의 등장은 유통산업의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리테일톡은 앞으로 3회에 걸쳐 'AI 시대의 유통산업'을 분석하고 미래를 조망하고자 합니다. 먼저 첫 회에는 에이전틱 커머스로 진화하는 글로벌 유통업계의 AI 도입 현황을 짚어보고, 혁신을 주도하는 선도기업들의 전략과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
|
|
🆕 리테일톡 125호에 준비한 소식입니다.
1. 특집 : 유통업계 AI 대전환 - 글로벌 유통업계 AI 도입현황
- 노스캐롤라이나대 황지영 교수 인터뷰 2. 2026년 유통산업 상생협력 문화확산 유공자 포상 신청 안내
3. 한주간 유통가소식 Top5 |
|
|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 여는 글로벌 AI 개척자들 |
|
|
- 운영 뒷단에서 쇼핑 전면에 등장한 AI
- 소매기업 vs 빅테크, 커머스 주도권 경쟁
- 월마트, 아마존, 알리바바가 AI 혁신 주도
|
|
|
에이전틱 커머스의 등장으로 글로벌 유통업계의 AI 경쟁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AI의 적용 범위가 소비자 접점으로 확대된 가운데 쇼핑의 관문을 선점하기 위한 새로운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는데요. 에이전틱 커머스가 미래의 쇼핑 방식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아마존·월마트·알리바바 등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을까요? |
|
|
01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틱 커머스로, 쇼핑 전면에 등장한 AI
에이전틱 커머스가 글로벌 소매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채 2년이 되지 않습니다. 2024년 아마존이 생성형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를 선보이며 AI 기반 상품 탐색과 추천을 본격화했고, 2025년 4월에는 AI가 고객을 대신해 상품을 구매하는 ‘바이 포 미(Buy for Me)’ 기능을 출시하면서 에이전틱 커머스의 상용화에 속도가 붙었죠. 이후 글로벌 빅테크와 대형 소매기업들은 관련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AI 커머스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업계의 퍼스트 무버가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을 먼저 도입해 시장성이 검증되면, 그 이후에 팔로워들이 이를 벤치마킹해 뒤따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에이전틱 커머스를 둘러싼 환경은 그 변화의 속도가 과거 그 어떤 기술, 어떤 플랫폼보다도 빨라서 자칫 대응 시기를 놓치면 시장의 주도권을 잃고 새로운 경쟁구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글로벌 유통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에이전틱 커머스’ 생태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AI 쇼핑의 진화 단계와 단계별 개념부터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
|
|
(그림 1)은 AI 쇼핑의 진화 단계를 정리한 도표입니다. 먼저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고 텍스트나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AI입니다. AI 어시스턴트는 여기서 한 단계 발전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고 비교·추천하는 등 쇼핑을 돕는 역할을 하죠. 생성형 AI가 “요즘 유행하는 러닝화 스타일을 알려줘”라는 질문에 답한다면, AI 어시스턴트는 “10만 원대 러닝화를 찾아서 비교해줘”라는 요청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챗GPT나 제미나이 등도 처음에는 생성형 AI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검색·비교·추천 등을 수행하는 AI 어시스턴트로 진화했습니다. 다음 단계인 AI 에이전트의 본질은 자율적 판단과 실행입니다. “나에게 맞는 러닝화를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구매이력과 취향, 대화 등을 바탕으로 필요한 조건을 파악하고 상품을 탐색·비교해 적합한 제품을 찾아냅니다. ‘나에게’라는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AI 에이전트가 커머스 영역에 적용된 것이 바로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입니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다음 주 마라톤에 필요한 러닝화를 20만 원 이하로 구매해줘”라고 요청하면 상품 탐색과 비교·선택은 물론, 사용자가 부여한 권한 범위에서 주문과 결제까지 수행하는 거래 방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검색창에 상품명을 입력해 ‘사람이 상품을 찾는’ 구조에서, AI가 소비자의 의도를 파악해 적합한 상품을 찾고 구매 과정까지 지원하는 구조로 쇼핑 인터페이스가 바뀌는 것입니다. 이렇듯 AI의 역할이 ‘질문에 답하는 AI’에서 ‘검색과 추천을 돕는 AI’를 거쳐 이제 ‘소비자를 대신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AI’로 진화하면서 유통산업의 경쟁구도와 소비자의 쇼핑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
|
|
02
AI가 상품 선택하는 시대, 'SEO'에서 'GEO'로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에이전틱 커머스의 시장 규모를 정확히 추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관별 전망치도 천차만별이죠.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2030년 AI 에이전트가 중개하는 글로벌 B2C 상품 거래액을 3~5조 달러로 전망했고, 액센추어도 이와 비슷한 약 3.1조 달러로 예측했습니다. 반면, 딜로이트는 AI 에이전트가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래까지 포함해 최대 17.5조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그림 2 참고). 에이전틱 커머스가 앞으로 쇼핑을 얼마나 바꿀지,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이용할지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포털 검색보다 SNS와 AI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얻는 데 익숙한 AI 네이티브 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성장하면, 쇼핑 방식도 지금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또한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많아질수록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찾기는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어, 상품 탐색과 비교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AI 쇼핑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AI가 쇼핑의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는 점에서 에이전틱 커머스의 개념은 혁신적이지만, 유통채널의 관점에서 보면 이커머스의 하위 채널입니다. 즉, 기존 채널을 대체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아니라, 모바일커머스·소셜커머스·퀵커머스처럼 특성에 맞춰 별도의 최적화 전략이 필요한 이커머스 쇼핑 경로 중 하나라는 의미죠. 영국의 컨설팅 업체 플라이휠 리테일 인사이트는 2030년 이커머스 시장에서 AI를 통해 거래되는 매출 비중이 3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
|
- 그림 2 : 기관별 에이전틱 커머스 시장규모 전망
|
|
|
자료 : 시장규모 - 맥킨지 'The agentic commerce opportunity: How AI agents are ushering in a new era for consumers and merchants', 액센추어 'Agentic commerce rewrites payment choice', 딜로이트 'The future of commerce in an agentic world', 이커머스에 미치는 영향 - 플라이휠 리테일 인사이트 ‘future retail disruption‘
|
|
|
이처럼 AI가 주요 쇼핑 경로로 자리 잡게 되면, 유통기업은 기존 이커머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노출하고 구매를 유도해야 합니다. 에이전틱 커머스가 주도하는 큰 변화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상품이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선택되는 방식 자체가 바뀐다는 것입니다. (그림 3)은 그 변화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도표입니다. 소비자가 한 개의 상품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진열된 수십 개의 제품 중 브랜드, 가격, 속성, 패키지를 비교해 하나를 선택합니다. 이커머스에서는 경쟁 범위가 훨씬 넓어집니다. 하나의 검색어를 놓고 수천 개의 상품이 경쟁을 벌입니다. 게다가 모바일 커머스 시대에 진입한 후로는 검색 결과의 첫 페이지 상단에 노출되는지 여부가 구매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죠. 그런데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에는 이러한 노출 경쟁이 한층 더 압축되면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는 메커니즘 자체가 달라집니다. 소비자가 AI에 상품을 요청하면 수많은 상품 가운데 추천되는 제품은 몇 개로 좁혀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제품이 선택되는지는 AI 플랫폼이 활용하는 정보 출처와 알고리즘, 그리고 해당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 등에 따라 달라지죠. 만약 소수로 좁혀진 상품 가운데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제품이 없을 경우 고객이 해당 플랫폼을 떠나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
|
|
- 그림 3 : 쇼핑채널별 상품 노출 방식의 변화
|
|
|
이에 따라 유통기업의 상품 노출 전략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검색 결과 상단에 자사 상품이나 웹사이트가 노출되도록 하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엔진 최적화) 전략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AI가 생성하는 답변과 추천 목록에 자사 상품이 포함되도록 하는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생성형 AI 엔진 최적화)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인데요. SEO가 검색엔진에서 소비자의 클릭을 유도하는 전략이라면, GEO는 AI가 상품을 탐색하고 비교하는 과정에서 자사 상품을 신뢰할 만한 추천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정보를 최적화하는 전략입니다.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검색하는 대신 AI의 추천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검색 결과의 상위 노출보다 AI의 추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
|
03
리테일러 vs 빅테크, 본격화된 커머스 주도권 경쟁
에이전틱 커머스를 둘러싼 생태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고 있습니다. 먼저 한 축은 아마존(Amazon)과 월마트(Walmart) 등 자체 에이전틱 커머스를 구축하고 있는 소매기업들입니다. 이들은 수십 년간 축적한 고객 데이터와 방대한 상품 정보를 기반으로 쇼핑 전 과정에 AI를 접목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축은 오픈AI(OpenAI), 구글(Google), 퍼플렉시티(Perplexity) 같은 글로벌 기술기업과 AI 플랫폼입니다. 소매기업에 비해 유통 경험은 부족하지만, 방대한 사용자 기반과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이전틱 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죠.
흥미로운 부분은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이 두 진영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파트너십입니다. 월마트는 자체 쇼핑 에이전트 ‘스파키(Sparky)’를 개발하는 동시에 오픈AI, 구글과 협력해 챗GPT와 제미나이에서도 월마트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테크기업 역시 유통기업이 보유한 상품·재고·가격·배송·고객 데이터를 연결하며 에이전틱 커머스 생태계를 넓히고 있죠. 즉 양측은 쇼핑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면서도,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서로의 AI 기술과 유통 인프라를 결합하는 협력 관계를 동시에 전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
|
|
자료 : 각종 보고서 및 각사 발표자료 바탕으로 저자 작성 주 : 국가별로 지원 기능 상이 |
|
|
04
구글은 UCP로 생태계 연결, 오픈AI는 전략 재편, 메타도 가세
AI 플랫폼과 소매기업의 협력 관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 중 하나가 올해 1월 구글이 발표한 ‘UCP(Universal Commerce Protocol, 범용 커머스 프로토콜)’입니다. UCP는 AI 에이전트와 유통기업, 결제업체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개방형 기술 표준으로, UCP를 활용하면 AI 플랫폼과 유통기업이 일일이 개별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도 상품 탐색부터 주문·결제, 구매 후 서비스까지 끊김없이 연결할 수 있습니다. UCP에는 월마트, 타깃, 엣시, 쇼피파이 등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공동 개발사로 참여했으며, 베스트바이, 홈디포, 잘란도 등 주요 유통기업들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결제 분야에서도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이 참여하는 등 유통과 결제업계를 포괄하는 그야말로 글로벌 초대형 협력 프로젝트인데요. UCP가 업계 공통 표준으로 확산될 경우, AI 플랫폼과 유통기업 간 연결 방식은 물론 소비자 접점과 거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전략적 측면에서 오픈AI의 행보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픈AI는 에이전틱 커머스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기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
|
|
- 그림 6 : 오픈AI의 AI 커머스 전략 변화
|
|
|
자료 : 오픈AI 발표자료 기반으로 저자 작성 |
|
|
(그림 6)과 같이 오픈AI의 전략은 단 몇 주 사이에 수 차례 수정됐습니다. 그만큼 에이전틱 커머스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에이전틱 커머스의 잠재력에 주목한 오픈AI는 2025년 9월 챗GPT 안에서 상품 탐색부터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는 ‘즉시결제(Instant Checkout)’ 기능을 선보이며 시장에 본격 진입했습니다. 사용자가 챗GPT를 벗어나지 않고 상품을 선택한 후 바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었죠. 월마트도 초기 파트너사 중 하나였습니다. 월마트는 약 20만 개 상품을 대상으로 챗GPT 내 즉시결제를 시험했지만, 구매전환율이 자사 웹사이트에 비해 약 3배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월마트는 챗GPT 안에서 직접 결제하는 방식 대신 자체 AI 쇼핑 에이전트 ‘스파키’를 챗GPT 안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챗GPT에서 상품을 탐색, 비교하고 실제 구매 과정은 월마트에서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인지한 오픈AI 역시 상품 탐색과 비교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는데요. 2026년 3월부터 사용자의 조건과 맥락을 파악해 상품을 추천하고, 이미지 중심의 검색 결과와 가격·리뷰·기능 등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비교표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소매기업과의 상품 데이터 연동 범위도 확대했습니다. 초기에는 챗GPT 안에서 ‘탐색부터 결제까지’ 쇼핑 전 과정을 완결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현재는 상품 탐색과 비교라는 챗GPT의 강점을 살리면서, 실제 거래에서는 소매기업의 기존 인프라와 고객관계를 활용하는 방식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품 정보와 실제 거래에 필요한 인프라를 소매기업과의 협력으로 보완하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챗GPT를 통한 상품 탐색과 구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오픈AI가 향후 다시 거래 영역으로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에이전틱 커머스 생태계가 이제 막 형성되는 단계인 만큼 아직 정해진 성공 공식이 없다는 점입니다.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고객 접점과 쇼핑 경험은 물론 유통기업의 역할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도 에이전틱 커머스 생태계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지난 9월 상품 탐색과 구매·결제까지 수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뮤즈(Muse)’를 출시했으며, 10월에는 AI 에이전트가 유통기업 웹사이트에 접근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I 에이전트의 접근을 차단하는 유통기업들의 우려를 줄이고 외부 쇼핑몰과의 연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월마트와 쇼피파이, 스트라이프 등 주요 유통·결제기업이 프로토콜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
|
05
AI 대리쇼핑, 어디까지 맡길까
그렇다면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를 앞두고 소비자들은 쇼핑의 어느 단계까지 AI에게 믿고 맡기게 될까요? 상품의 특성과 구매 중요도에 따라 AI의 관여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Rokt'는 지난 1월 열린 NRF 2026에서 쇼핑 유형을 네 가지로 구분하고, AI의 관여 수준을 전망했습니다. 네 가지 유형 가운데 AI 관여도가 가장 높은 영역은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처럼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품목입니다. 소비자의 개입 필요성이 낮아 AI가 상품 선택부터 구매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영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패션·항공·숙박처럼 취향이 중요하고 비교할 요소가 많은 상품은 AI가 조건에 맞는 후보를 탐색·비교해 추천하되, 소비자가 최종 선택하는 방식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행이나 공연·이벤트 같은 경험형 소비도 AI에게 전적으로 맡기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어디로 갈지, 무엇을 볼지 고민하고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을 주는 소비 경험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AI는 다양한 정보를 탐색·비교하고 선택지를 정리해주는 역할이 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교육·보석처럼 가격이 높거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구매는 소비자가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고, AI는 정보 탐색과 비교·판단을 돕는 보조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에이전틱 커머스가 확산되더라도 모든 쇼핑이 같은 수준으로 자동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복적이고 선택 부담이 낮은 구매일수록 AI에 더 많은 권한을 맡기는 반면, 구매의 중요도나 선택 과정의 즐거움이 클수록 소비자가 직접 결정하는 방식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
|
자료 : Rokt가 제시한 상품 유형별 AI 관여도 기반으로 저자 보완작성
|
|
|
지금까지 에이전틱 커머스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현황을 살펴봤는데요. 구체적으로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국가별 대표 사례를 통해 AI가 바꾸고 있는 유통 현장을 살펴보겠습니다.
|
|
|
미국
에이전트 커머스의 가장 앞선 실험장
미국은 글로벌 유통업계에서 AI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시장입니다. 아마존·월마트·타깃 등 대형 유통기업뿐 아니라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테크기업까지 가세해 상품 탐색과 비교·추천에서 구매와 결제까지 쇼핑에서의 AI 침투율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죠. 소비자들의 수용도도 높습니다. NIQ에 따르면, 2026년 9월 기준, 미국 소비자의 51%가 최근 한 달간 쇼핑 과정에서 하나 이상의 AI 도구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 20%는 AI 기반 상품 추천을 이용했고, AI 쇼핑 어시스턴트를 이용한 비중도 16%에 이릅니다.
아마존|자율구매까지 구현한 AI 쇼핑 리더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리더는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오래전부터 수요예측과 상품 추천, 물류 최적화 등 운영 효율화와 개인화 영역에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왔습니다. 그러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에는 AI의 활용 무대를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쇼핑 접점으로 빠르게 넓혔습니다. 그 출발점은 2024년 선보인 생성형 AI 기반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입니다. 이때만 해도 루퍼스는 자연어로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추천하며 구매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에 집중했습니다. 아마존이 본격적으로 에이전틱 커머스 단계에 진입한 것은 2025년 4월 ‘바이 포미(Buy for Me)’를 출시하면서부터입니다. AI 에이전트가 외부 브랜드 사이트에 접속해 아마존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까지 고객을 대신해 구매하도록 한 서비스였죠. 쇼핑에서 AI의 역할이 ‘추천'에서 ‘구매 대행’으로 넘어간 시점입니다. 이후 아마존은 루퍼스에도 가격 추적과 오토 바이(Auto-Buy ; 자동구매) 등 실행 기능을 추가하면서 쇼핑 어시스턴트를 AI 에이전트로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오토 바이는 소비자가 미리 설정한 가격 조건이 충족되면 AI가 자동으로 구매를 실행하는 기능으로, 자율구매를 구현한 대표적인 에이전틱 커머스 사례입니다.
|
|
|
아마존은 지난 5월, AI가 쇼핑 전 과정을 끊김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에이전틱 커머스 체계를 재정비했습니다. 기존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와 생성형 AI 기반 음성비서 ‘알렉사 플러스(Alexa+)’를 결합해 ‘알렉사 포 쇼핑(Alexa for Shopping)’으로 재편한 것인데요. 이를 통해 사용자는 앱과 웹, 아마존 에코를 오가며 쇼핑 대화를 이어갈 수 있고, 상품 탐색부터 비교·추천, 구매까지 하나로 연결된 AI 쇼핑 경험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마존에 따르면, 2026년 2분기에는 알렉사 포 쇼핑의 활성 이용자가 전년 대비 약 2배로 늘었고, 이용량은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
|
|
아마존의 에이전틱 AI 쇼핑 서비스 '알렉사 포 쇼핑' |
|
|
월마트|자체·외부 AI를 결합한 개방형 전략
이커머스에서 아마존에 주도권을 내준 후 수년간 고전했던 월마트는 AI 영역에서는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에이전틱 AI가 향후 기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보고 기존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 업무별로 특화된 에이전트를 각각 구축하고, 이를 서로 연결해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상품기획 영역의 ‘트렌드 투 프로덕트(Trend-to-Product)’입니다. 트렌드 투 프로덕트는 AI를 활용해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하고 상품 디자인과 개발을 지원하는 도구인데요. 월마트에 따르면 이를 통해 보통 약 6개월이 걸리던 패션상품의 기획·생산 기간이 6~8주로 단축됐습니다.
|
|
|
트렌드 분석부터 디자인까지 월마트 상품개발 효율을 돕고 있는 '트렌드 투 프로덕트' |
|
|
소비자 접점의 중심에는 ‘스파키(Sparky)’가 있습니다. 2025년 6월 쇼핑 어시스턴트로 출발한 스파키는 현재 월마트 앱에서 상품을 찾아 비교하고, 리뷰를 요약해주며, 고객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AI 쇼핑 에이전트로 발전했습니다. 생일파티나 여행처럼 특정 상황에 필요한 상품을 찾아 쇼핑 목록을 만들어주고, 반복 구매하는 생필품은 자동으로 재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매장 내 상품 위치를 찾거나 매장에서 구매할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도 추가돼 스파키의 활용 범위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됐습니다. 월마트에 따르면 스파키 이용 고객의 평균 주문금액은 비이용 고객보다 약 35% 높았고, 2026년 1분기 스파키의 주간 활성 이용자는 직전 분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습니다. 월마트가 아마존과 다른 점은 자체 AI뿐 아니라 외부 범용 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쇼핑의 진입점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존이 자체 커머스 생태계를 중심으로 상품 탐색부터 구매 실행까지 AI 기능을 하나의 쇼핑 경험으로 통합하는 전략이라면, 월마트는 스파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 등 외부 AI에도 자사 상품과 구매 기능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즉, ‘자체 AI+외부 AI 플랫폼’이라는 복수의 쇼핑 진입점을 확보하는 개방형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
|
|
타깃|자체 AI보다 ‘외부 AI와의 접점 확대’에 속도
최근 실적 부진과 고객 이탈로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한 타깃(Target)은 자체 AI 쇼핑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 AI 플랫폼과의 협력을 적극 확대하고 있습니다. 구글 검색의 AI 모드와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챗GPT에 자사 상품과 구매 기능을 연결해 소비자가 각 AI 플랫폼에서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특히 챗GPT에서는 타깃 전용 앱을 통해 여러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고, 구글과 코파일럿에서는 타깃 계정과 멤버십 혜택을 연동해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자체 앱과 웹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 올리면, 비슷한 상품을 찾아주는 이미지 검색, 고객 리뷰의 주요 평가를 항목별로 요약해주는 기능, 구매이력을 기반으로 자주 사는 상품을 다시 추천해주는 재구매 기능 등을 도입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타깃은 2026년 2월부터 챗GPT에서 자사 리테일미디어 사업인 라운델(Roundel)과 연계한 대화형 광고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라운델의 브랜드 파트너 광고를 사용자의 쇼핑 대화 맥락에 맞춰 챗GPT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AI를 상품 판매뿐 아니라 광고 접점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홈디포·로우스|집수리 해법까지 제시
홈임프루브먼트는 구매 과정에서 AI가 쇼핑 가이드 역할을 하기 좋은 분야입니다. 단순히 드릴이나 수도꼭지 하나를 추천받는 것이 아니라, 집수리나 인테리어 과정에서 어떤 작업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어떤 상품을 함께 사야 하는지 등 종합적인 솔루션을 원하기 때문이죠. 미국 홈임프루브먼트 시장 1위 홈디포(Home Depot)는 AI 쇼핑 어시스턴트 ‘매직 에이프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사진·텍스트·음성으로 작업이나 상품에 대해 질문하면 해결 방법과 필요한 상품을 제안하고, 방문할 매장의 재고와 상품 위치까지 알려줍니다. 2026년에는 매직 에이프런을 미국 2천여 개 매장으로 확대했으며, 현재 월 수백만 건의 질문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홈디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로우스(Lowe’s)는 오픈AI와 협력해 고객용 AI 어드바이저 ‘마이로우(Mylow)’와 직원용 ‘마이로우 컴패니언(Mylow Companion)’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이로우가 고객에게 작업 방법과 필요한 상품을 알려준다면, 컴패니언은 1,700여 개 매장에서 직원들의 상품·재고·프로젝트 관련 질문에 즉시 답해주는 내부 AI입니다. 로우스에 따르면 두 서비스는 출시 이후 2,500만 건 이상의 질문을 처리했으며, 온라인에서 마이로우를 이용한 고객의 구매전환율은 비이용 고객의 3배에 이릅니다. 이처럼 미국 유통기업들의 AI 경쟁은 ‘AI 탐색과 추천’을 넘어 ‘AI 자율구매'로 가는 길에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 유통기업들의 AI 경쟁은 ‘AI 도입’을 넘어 ‘AI에게 쇼핑 여정의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폐쇄형 생태계, 월마트·타깃의 외부 AI 연계, 홈디포·로우스의 전문지식형 AI처럼 업태와 보유 자산에 따라 전략도 분화되고 있습니다.
|
|
|
유럽
패션산업 필두로 AI 쇼핑 혁신
미국이 AI 쇼핑 에이전트 경쟁의 최전선이라면, 유럽은 기존 유통사업에 AI를 더 깊숙이 적용함으로써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까르푸(Carrefour), 킹피셔(Kingfisher), 잘란도(Zalando) 등 주요 기업들은 유통 밸류체인 전반으로 AI 활용을 넓히고 있습니다. 미국과 비교하면 에이전틱 커머스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최근 고객 접점에서의 AI 적용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자체 AI 쇼핑 어시스턴트를 고도화하는 한편, 기존 AI 서비스와 자사의 상품 데이터를 연결해 AI가 상품을 찾고 비교하는 데서 장바구니를 구성하는 단계까지 영역을 넓히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쇼핑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맥킨지가 영국·프랑스·독일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8%가 상품을 조사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AI에 반복구매를 자동으로 맡기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는 소비자도 47%에 달해 AI에게 실제 구매를 위임하는 데는 여전히 심리적 장벽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독일 잘란도|AI로 무장한 패션기업
잘란도(Zalando)는 유럽 패션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입니다. 2008년 베를린에서 설립된 독일 기업이지만, 현재 29개 시장에서 6,200만 명의 활성고객과 7천여 개 브랜드를 연결하는 대형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16.8%나 성장한 데 이어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1분기 매출은 23.8%나 성장했습니다. 연간 주문 건수도 2억 7,860만 건에 이르죠. 잘란도는 ‘패션의 이커머스화’에 이어 ‘패션의 AI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17년간 축적한 고객 행동과 상품 데이터를 AI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난 2025년 잘란도가 재무 실적을 발표할 때 눈에 띄는 수치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잘란도 마케팅 콘텐츠의 90%가 AI로 생성된다는 것이었어요. 잘란도 웹사이트나 앱을 열고 화면을 스크롤했을 때 노출되는 배너, 트렌드 콘텐츠, 캠페인 이미지, 프로모션 콘텐츠 등 콘텐츠가 대부분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된 콘텐츠라는 의미입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들 콘텐츠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비중은 거의 0%였는데, 1년 만에 90%까지 높아진 것이죠. 과거 잘란도는 연간 단위의 고정된 일정에 따라 콘텐츠를 제작했고, 어떤 캠페인에 우선순위를 둘지도 매우 선별적으로 결정해야 했습니다. 하나를 제작하는 데 6~8주가 걸리기도 했는데, 유럽 각지에서 사이트를 운영하다 보니 모든 콘텐츠를 각 시장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은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쉽지 않았죠. 하지만 최근 패션산업은 더욱 빠르게 움직입니다. 트렌드가 하루아침에도 바뀌는 상황에서 하나의 콘텐츠에 6~8주를 투입해야 하는 기존 제작 방식으로는 시장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죠. 생성형 AI는 바로 이 병목을 해결하는 수단이었습니다. AI를 활용하면서 '계획(planning)' 중심에서 '대응(reacting)'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었고, 몇 주씩 걸리던 작업을 단 며칠로 줄였습니다.
|
|
|
AI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기간을 크게 단축한 잘란도 |
|
|
빠른 대응이 가능한 배경에는 잘란도가 축적한 방대한 고객 데이터가 있습니다. 검색량이 급증하거나 탐색 행동과 판매 패턴에 변화가 나타나면 이를 실시간으로 포착해 빠르게 콘텐츠에 반영하면서 트렌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죠.
잘란도가 생성형 AI를 고객 쇼핑에 본격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2023년 ‘잘란도 어시스턴트(Zalando Assistant)’를 선보이면서부터입니다. 기존 키워드 검색과 달리 고객이 원하는 상황과 스타일을 자연어로 설명하면 맥락을 파악해 적합한 상품을 찾아주는 방식이죠. 이용자도 빠르게 늘어 2025년 한 해 잘란도 어시스턴트 이용자는 약 600만 명이었지만, 2026년에는 1분기에만 약 1천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잘란도는 패션 이커머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사이즈와 핏에도 AI를 활용합니다. 2018년부터 머신러닝을 이용해 분석한 브랜드별 사이즈와 상품 특성, 구매·반품 데이터와 100만 명 이상의 실제 신체측정 데이터를 결합해 사이즈를 추천함으로써 지난해에는 사이즈 불만으로 인한 반품을 8% 이상 줄일 수 있었습니다. 잘란도의 넥스트 스텝은 에이전틱 커머스입니다. 이를 위해 AI 기반 커머스의 공통 기술표준인 구글의 UCP(Universal Commerce Protocol)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제미나이 같은 외부 AI 인터페이스와 판매자 시스템이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
|
|
자료 : 잘란도 실적보고(2025, 2026 Q1), Reuters, 'Zalando uses AI to speed up marketing campaigns, cut costs', 2025. 05. 07 |
|
|
프랑스 까르푸|글로벌 구매 데이터가 AI 기반
까르푸는 프랑스에서 AI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입니다. 2025년 말 기준 40여 개국에서 1만 5,7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까르푸는 연간 30억 건의 거래 데이터가 쌓이는데요. 이렇듯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장별 상품구색과 수요예측, 발주, 가격 협상 등에 AI를 적극 도입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객 접점에서는 2023년에는 AI 쇼핑 어시스턴트 ‘호플라(Hopla)’를 출시했습니다. 고객이 예산에 맞게 식단, 원하는 메뉴 등을 입력하면 상품과 레시피를 추천하고 장바구니를 구성해주는 서비스였죠. 까르푸는 2025년에 이를 ‘호플라+(Hopla+)’로 업그레이드해 까르푸 앱에 적용했습니다....more ➡️
|
|
|
“AI가 과도하게 압축한 리뷰, 오히려 소비자를 불편하게 합니다” |
|
|
- 유통업계 AI 도입 '실험과 확산'의 과도기
- AI가 나를 잘 알수록 구매 만족도↑
- '효율성'이 중요한 구매기준 될 것
|
|
|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용도는 늘 기업의 도입 속도를 앞서지만,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기업이 제공하는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상품탐색부터 비교·추천, 구매와 결제에 이르기까지 쇼핑 여정의 거의 모든 단계에 AI가 관여하게 되는 에이전틱 커머스 생태계에서는 소비자가 어떤 경우에 AI를 신뢰하고, 어떤 상황에서 거부감을 느끼는지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AI와 소비자의 관계를 분석하는 학계의 연구는 기업이 기술의 도입 방향과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리테일톡에서는 AI와 소비자 행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그린즈버러(UNCG) 황지영 교수와 에이전틱 커머스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현재 학기 중인 관계로 인터뷰는 한국과 미국을 연결한 화상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
|
|
황지영 교수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그린즈버러(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Greensboro, UNCG)의 마케팅 부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저서로 ‘리테일의 미래’, ‘리스토어’, ‘쇼핑의 미래는 누가 디자인할까’, ‘잘파가 온다’ 등이 있습니다. |
|
|
Q 1. 글로벌 소매업계의 기술 혁신을 이끄는 미국에 계신 만큼 최근 AI에 대한 관심과 변화를 더 가까이에서 체감하실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학계에서도 AI를 빼고 마케팅이나 소매업을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변화의 속도도 너무 빨라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매업계에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관심사였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AI에게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로 바뀌었죠. 저 역시 이런 변화가 실제 소비자의 신뢰와 구매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심을 갖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2. 사실상 미국 소매기업과 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현재 미국 소매업계 AI 활용은 어느 단계까지 발전했고, 에이전틱 AI로의 전환은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보시나요?
미국을 포함한 선진 유통시장에서도 AI 도입은 아직 ‘실험과 확산’이 병행되고 있는 단계라고 봐야 해요. 유통기업들이 다양한 AI 기술을 테스트하고 실제 업무에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소비자 접점에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머천다이징이나 유통 비즈니스 전반으로 AI 도입을 확대할 준비가 된 기업은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쇼핑단계에서 AI를 수용하는 정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어로 상품을 검색하고 추천받는 데까지는 익숙하게 활용하지만, 상품을 결정하고 결제까지 AI에 위임하는 것은 아직 초기단계예요. 그럼에도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 일부 선도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비자 접점인 에이전틱 커머스 영역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Q 3. 기존 AI 쇼핑과 ‘에이전트 커머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에이전트 커머스의 핵심은 ‘위임(delegation)’이에요. 지금까지 쇼핑에서 AI의 역할은 소비자가 의사결정을 잘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었죠. 소비자가 “500달러 이하의 좋은 로봇청소기를 추천해줘”라고 요청했을 때,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해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지만, 최종 판단과 구매는 소비자 몫이었어요. 에이전틱 커머스에서는 구매와 결제라는 쇼핑의 마지막 과정까지 AI에 위임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추천받았다면 구매 조건과 시점도 지정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이 로봇청소기 가격이 400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구매해줘”라고 요청하는 식입니다. AI는 가격 변동을 추적하고, 지정한 조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실제 구매까지 수행하죠. 이처럼 결제까지 AI에게 맡기는 ‘위임’이 핵심인 만큼, ‘AI가 얼마나 나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가’와 함께 소비자가 ‘자신의 의사결정과 행동을 어디까지 AI에 맡길 수 있느냐’가 에이전틱 커머스의 확산에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
Q 4.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AI에게 구매를 맡길 준비가 돼 있다고 보시나요?
아직은 실제 구매까지 AI에게 맡기는 데 상당한 심리적 장벽이 있다고 봅니다. AI가 추천한 상품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그 정보만 믿고 바로 결제하기보다는 해당 쇼핑몰에 직접 방문해 상품을 확인하고 결제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실제 월마트가 2025년 챗GPT에서 결제까지 완료하는 ‘인스턴트 체크아웃’을 테스트한 결과, 챗GPT 내 구매전환율은 월마트 웹사이트의 약 3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추천 결과 만족도나 신뢰도가 높지 않기 때문인데 앞으로 이런 점은 기술적으로 보완이 될 거예요. ‘버추얼 트라이온(Virtual Try-On)’을 포함해서 최근 챗GPT가 선보인 패션 쇼핑 기능은 이러한 변화의 한 사례입니다. 사용자가 사진이나 문장으로 원하는 상품의 특징을 전달하고 관련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기능인데요. 자신의 사진을 활용해 가상 착용(Virtual Try-On)을 해볼 수 있고, 핀터레스트처럼 마음에 드는 상품을 저장할 수도 있죠.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생성형 AI가 일상과 업무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쇼핑에서도 소비자의 구체적인 상황과 취향을 반영하는 능력이 향상되면 AI를 통한 구매를 시도하는 소비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
|
|
Q 5. 학계에서도 요즘 AI에 대한 연구가 활발할 것 같은데요. 교수님이 연구하고 계신 과제 가운데 AI 쇼핑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최근 AI가 소매업계나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 저 역시 최근 AI와 소비자 행동에 관한 연구를 몇 가지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중 흥미로운 결과들을 공유하고 싶어요. 하나는 AI가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가 쇼핑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였어요. AI에게 질문하면 누구에게나 똑같이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의 대화로 누적된 데이터 속에서 ‘맥락(context)’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조정해서(adapt) 응답하잖아요? 이것을 ‘맥락적 적응(Contextual Adaptation)’이라고 하는데요. 연구 결과, AI가 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느낄수록 AI에 대한 신뢰와 구매 의사결정 만족도가 높아졌어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여기에서 ‘사회적 실재감(Social Presence)’이 중요한 역할을 해요. 사회적 실재감은 AI를 단순한 기계나 검색 도구가 아니라 ‘나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상대’처럼 느끼는 정도를 말하는데요. AI가 내 상황과 맥락을 잘 이해해준다는 느낌이 강해지면, 사회적 실재감이 높아지고, 이것이 AI에 대한 신뢰와 내가 내린 선택에 대한 만족으로 이어졌어요. 그리고 이러한 효과들이 고가 상품보다 저가 상품에서 더 크게 나타난 것도 주목할 부분이에요.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 ‘유머’라는 요소를 추가해서 비교해봤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어요. 요즘 AI와 대화하다 보면,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공감하고 반응하잖아요. 그런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잘 보여주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유머’인데요. 'AI가 나를 잘 이해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AI가 농담을 했을 때 사회적 실재감이 높아지고, AI에 대한 신뢰와 의사결정 만족도도 더 높아졌어요. 하지만,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AI가 농담을 걸어오면 오히려 신뢰와 의사결정 만족도가 떨어졌습니다. 사람 사이에서도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농담을 건네면 친근하게 느껴지지만,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 상황에 맞지 않는 농담을 하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볼 수 있죠. 에이전틱 커머스에서도 결국 AI가 얼마나 정확하게 소비자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반응하느냐가 신뢰를 형성하는 중요한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
|
Q 6. 실제 쇼핑 단계에서의 AI 역할과 소비자 반응에 대한 연구도 하셨나요?
요즘 온라인 쇼핑몰을 보면 AI가 수많은 고객 리뷰(사용후기)를 몇 줄로 요약해서 보여주잖아요. 제품 하나에 리뷰가 수천, 수만 개씩 쌓이면 소비자가 일일이 읽기 어려우니까 쇼핑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기능이죠. 이 AI의 리뷰 요약 기능이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었어요. 수많은 리뷰를 짧게 요약해서 보여주면, 소비자들이 읽기 편하고 구매결정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연구 결과는 곡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는데요. AI가 리뷰를 지나치게 압축해 키워드 중심으로만 보여주면 소비자가 내용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내용이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정보가 얼마나 쉽고 편하게 눈에 들어오는지를 의미하는 ‘지각적 유창성(Perceptual Fluency)’이 낮아졌죠. 이 지각적 유창성이 낮아지면서 소비자가 리뷰를 유용하다고 느끼는 정도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안심하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 정도도 함께 낮아졌어요.... more ➡️
|
|
|
📢 2026년 유통산업 상생협력 문화확산 유공자 포상 안내
-
목적 | 유통산업에서 상생협력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이해당사자간 갈등해소, 기업경쟁력 강화, 소비자 후생증진, 국가경제 발전 등에 기여한 유공자를 발굴‧포상
-
주최/후원 | 대한상공회의소/산업통상부, 유통산업연합회
-
포상규모 | 산업통상부 장관표창(5점)
-
포상대상 | - 상생협력사례 : 대‧중소 유통기업, 중‧소 제조업체 등 상생협력사례 우수기업 - 조정‧해소사례 : 유통 및 제조업간 갈등조정 개인(지자체 공무원) 및 갈등해소에 기여한 개인/단체 등
- 신청방법 |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http://www.korcham.net) 행사 메뉴에서 '2026년 유통산업 상생협력 문화확산 유공자 포상 안내' 참조
- 신청기한 | 2026. 10. 16(금) 까지
|
|
|
🔖 한주간 유통가 소식 Top 5
1️⃣신선식품 구매액 순위 1위는 '과일'▶️
최근 1년간 소비자들이 구매한 신선식품 가운데 과일류와 채소류의 구매액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엠브레인이 발표한 패널 구매딥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신선식품 구매액 순위에서 과일류가 1위, 채소류가 2위를 차지했는데요. 채널별로 보면 전체 신선식품 구매액 가운데 대형할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42.2%로 가장 높았지만 전년보다 1%포인트 낮아졌고, 편의점 신선식품 구매액은 전년 대비 20.4% 증가했습니다.
2️⃣배민, ‘오프뷰티’ 입점시키며 뷰티 강화▶️
뷰티 판매점 오프뷰티가 배민의 퀵커머스 서비스 장보기·쇼핑에 입점합니다. 오프뷰티는 지난주 뉴스에서 소개해드린 도심형 뷰티 아울렛인데요. 롬앤·닥터지·텐제로·조선미녀 등 인기 브랜드 화장품 4000여종을 취급하며 대폭 할인해서 판매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배민은 러쉬, 아리따움에 이어 오프뷰티와 협업하며 퀵커머스를 통한 뷰티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3️⃣편의점, 퀵배송 확대 '겨울간식'도 배송▶️
편의점 업계가 퀵커머스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붕어빵 등 겨울철 간식까지 배송 서비스에 포함시키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편의점 GS25는 이달부터 붕어빵, 즉석어묵, 구운 계란 등 겨울철 대표 간식들을 퀵커머스로 배송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들은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주문한 후 1~2시간 내에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GS25는 군고구마, 즉석어묵 등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겨울 간식을 퀵커머스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습니다.
4️⃣패션업계 아우터 경쟁 시작▶️
패션업계가 가을·겨울(FW) 아우터를 앞세워 일찌감치 겨울 성수기 수요 선점에 나서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겨울 아우터는 객단가가 높은 대표적 성수기 상품인 만큼 선제적으로 경량패딩과 다운, 무스탕·퍼 등의 초기 수요를 확보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인데요. 무신사는 올해 지난해보다 3주 빠른 8월부터 20여 개 입점 브랜드의 경량패딩 판매를 시작했고, 닥스도 무스탕, 밍크재킷 등 프리미엄 아우터 제품 출시를 시작했습니다.
5️⃣월마트, 저가 패션 PB ‘시나리오’ 출시▶️
월마트가 지난 9월 출시한 여성 패션 PB ‘시나리오(Scenario)’가 젊은 여성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시나리오는 월마트가 중국 저가 패션 브랜드 등을 겨냥해 보헤미안 스타일을 중심으로 선보인 브랜드로, 대부분의 상품 가격이 25달러 이하입니다. 출시 이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와 틱톡·유튜브 등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고 하네요.
|
|
|
125호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리테일톡은 다음주 수요일 아침에 더욱 유익한 콘텐츠와 함께 다시 찾아뵐께요~ |
|
|
📢 리테일톡 125호 어떠셨나요?
더욱 발전하는 리테일톡을 위해 여러분의 평가나 의견을 보내주세요~ 칭찬과 비판, 주제제안 모두 환영합니다. |
|
|
리테일톡 바로 공유하기 URL : https://stib.ee/mTjO |
|
|
|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39 상공회의소회관 | 02-6050-1400
|
|
|
|
|